지금까지는 시스템의 눈으로 봤습니다 — 공기가 소리를 만들고(6·7편), 어레이가 조준합니다(8편). 이번 편은 현미경을 소자 하나에 맞춥니다. 어레이를 이루는 수백 개의 작은 부품, 그 안에서 전기가 소리로 바뀌는 순간 — 압전 효과(Piezoelectric Effect)입니다. 그리고 이번 편에서도 말로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130dB의 초음파를 내려면 진동판이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지, 그 움직임을 만들려면 몇 볼트가 필요한지까지 직접 계산해 봅니다. 그 숫자가 다음 편(트랜스듀서 설계)의 존재 이유를 그대로 설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압전 효과 — 두 방향으로 일하는 결정
압전 세라믹은 외부 자극에 따라 내부 전하 균형이 깨지는 특별한 소재입니다. 효과는 양방향으로 작동합니다.
- 정압전 효과(Direct Effect) — 압력을 가하면 결정 내부 쌍극자(Dipole) 배열이 변하며 표면에 전압이 발생합니다. 라이터 점화 장치, 가스레인지 스파크, 압력·가속도 센서가 이 원리입니다.
- 역압전 효과(Converse Effect) — 반대로 전압을 가하면 결정 구조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물리적 변형이 일어납니다. 초음파 발생기, 정밀 피에조 모터, 그리고 우리의 초음파 스피커가 여기에 속합니다.
같은 소재가 마이크(정압전)도 스피커(역압전)도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대칭성은 우연이 아니라 열역학이 강제하는 결과입니다. 압전 방정식을 세우면 변형과 전하를 잇는 계수가 정방향·역방향에서 수치적으로 완전히 같은 값 d가 됩니다. 단위도 두 얼굴을 갖습니다 — 정방향에서는 힘 1N당 발생하는 전하 pC/N이고, 역방향에서는 전압 1V당 늘어나는 길이 pm/V입니다. 숫자는 같고 해석만 다릅니다. 이 등가성은 국제 표준(IEEE Std 176)이 압전 소자를 기술하는 기본 틀이기도 합니다.
왜 어떤 결정만 압전인가 — 대칭이 깨진 자리
모든 결정이 압전성을 갖지는 않습니다. 조건은 놀랄 만큼 단순합니다 — 결정에 대칭 중심(centre of symmetry)이 없어야 합니다. 대칭 중심이 있는 결정은 한쪽이 눌려 양이온이 밀려나면 반대쪽에서 똑같은 크기의 음이온이 반대로 밀려나 전하 이동이 정확히 상쇄됩니다. 아무리 세게 눌러도 표면에 전압이 생기지 않습니다.
결정을 대칭성으로 분류하면 32개의 점군이 나옵니다. 이 중 대칭 중심이 없는 것이 21개이고, 그중 특수한 대칭 조합 때문에 계수가 모두 소거되는 한 개(입방정 432군)를 빼면 20개 점군이 압전성을 가집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좁히면 자발 분극축을 하나 가진 10개의 극성 점군이 남고, 이들이 온도 변화만으로도 전하를 내는 초전체(pyroelectric)입니다. 그리고 그 자발 분극의 방향을 외부 전기장으로 뒤집을 수 있는 부분집합이 강유전체(ferroelectric)입니다. PZT·BaTiO₃가 여기 속합니다.
이 계층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강유전체만 분극(poling)으로 압전성을 '만들어 넣을' 수 있습니다. 수정처럼 태어날 때부터 압전인 재료는 방향을 바꿀 수 없고, 질화알루미늄(AlN)처럼 극성이지만 강유전성이 아닌 재료는 증착할 때 결정축을 정렬시키는 것 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반면 PZT는 구워낸 뒤에 전기장으로 성질을 부여합니다. 이 차이가 뒤에 나오는 퀴리 온도 문제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 만들어 넣은 것은 잃을 수도 있습니다.
계보 — 1880년의 발견에서 PZT까지
압전 효과는 1880년 자크·피에르 퀴리 형제가 전기석과 수정에서 처음 관측했습니다. 처음 40년은 실험실의 신기한 현상이었고, 1차 세계대전 중 랑주뱅이 수정판을 강철 사이에 끼워 잠수함 탐지용 초음파 송수신기를 만들면서 비로소 공학이 되었습니다. 결정적 전환은 1940년대 후반 티탄산바륨(BaTiO₃) 세라믹의 등장입니다. 단결정을 깎아 쓰던 재료가, 구워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고 전기장으로 성질을 넣는 다결정 세라믹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1954년, 자페(B. Jaffe) 등이 티탄산지르콘산납(PZT) 고용체를 발표합니다. 지르코늄과 티타늄의 비율을 조정하다 보면 두 결정상이 만나는 특정 조성 부근에서 압전 상수와 유전율이 급격히 치솟는 구간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모포트로픽 상경계(MPB, Morphotropic Phase Boundary)입니다. 두 상이 공존해 분극 방향의 선택지가 많아지므로 전기장에 훨씬 쉽게 반응합니다. 오늘날 초음파 트랜스듀서 대부분이 여전히 이 경계 근처 조성을 쓰고 있고, 1960년 벌린코트 등이 조성별 특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데이터가 지금 데이터시트의 원형입니다.
엔지니어의 네 가지 숫자 — d, g, k, Q
소자를 고를 때 데이터시트에서 읽는 파라미터가 있습니다.
- 압전 상수(d_ij) — 전기장 대비 얼마나 크게 변형되는지의 비례 상수. 전기장과 변형 방향이 같은 d33(두께 진동)과 수직인 d31(가로 수축·팽창)을 구분합니다. 첨자는 앞이 전기 방향, 뒤가 기계 방향입니다.
- 압전 전압 상수(g33) — 같은 힘에 얼마나 큰 전압이 나오는지. 관계는 g = d ÷ (ε₀·εr)로, 유전율이 낮을수록 커집니다. 송신에는 d가, 수신에는 g가 중요합니다.
- 전기기계 결합 계수(k) — 입력 에너지가 다른 형태로 변환되는 비율. k²이 곧 변환된 에너지의 비율이고, 나머지는 변환되지 않고 되돌아옵니다(손실이 아니라 미변환분입니다).
- 기계적 품질 계수(Q_m) — 공진의 날카로움. 높은 Q_m은 공진 시 진폭이 크지만 대역폭이 좁고, 낮은 Q_m은 진폭이 작지만 넓은 대역에서 고른 응답을 보입니다. 40kHz 단일 주파수를 강하게 쏘는 초음파 트랜스듀서는 높은 Q_m이 유리한 대표 사례입니다.
d와 g가 왜 따로 필요한지는 숫자로 보면 분명합니다. PZT-4는 d33이 289pC/N으로 크지만 유전율이 1,300이라 g33은 25.1mV·m/N에 그칩니다. 반면 PVDF는 d33이 33pC/N으로 9분의 1밖에 안 되지만 유전율이 12뿐이어서 g33은 311mV·m/N — PZT의 12배입니다. 스피커로는 PZT가 압도적이고 마이크·수압 센서로는 PVDF가 유리한 이유가 이 한 줄에 들어 있습니다.
재료 계열 비교 — 숫자로 보는 선택지
대표적인 압전 재료를 같은 기준으로 세워 보면 설계 선택이 보입니다. d33·유전율은 문헌 실측값이고, g33과 k²은 앞의 관계식으로 직접 계산한 값입니다.
| 재료 | d33 [pC/N] | 비유전율 εr | g33 [mV·m/N] | 결합계수 k(k²) | Q_m | 퀴리·사용 상한 | 성격 |
|---|---|---|---|---|---|---|---|
| 수정(α-quartz) | 2.3 (d11) | 4.5 | 57.7 | 0.10 (1.0%) | 10만 이상 | 573℃ 상전이 | 초안정·초저손실, 출력 극소 — 주파수 기준기 |
| BaTiO₃ 세라믹 | 190 | 1,700 | 12.6 | 0.49 (24%) | 약 400 | 120℃ | 세라믹 1세대, 퀴리 온도가 낮아 밀려남 |
| PZT-4(경질) | 289 | 1,300 | 25.1 | 0.70 (49%) | 약 500 | 328℃ | 고출력·연속 구동 — 초음파 송신의 표준 |
| PZT-5H(연질) | 593 | 3,400 | 19.7 | 0.75 (56%) | 약 65 | 193℃ | 고감도·광대역, 발열에 약함 — 수신·의료용 |
| PVDF(고분자) | −33 | 12 | −311 | 0.19 (3.6%) | 약 10 | 80℃ 안팎 | 얇고 유연·초광대역, 송신 출력 부족 |
| AlN 박막 | 5.15 | 10.5 | 55.4 | 0.23 (5.3%) | 1,000 이상 | 분극 불필요(비강유전) | 반도체 공정 호환·무연 — MEMS·PMUT |
| ZnO 박막 | 12 | 10.9 | 124.3 | 0.28 (7.8%) | 높음 | 분극 불필요 | AlN보다 결합계수 우위, 공정 오염 이슈 |
| KNN계 무연 | 416 | 1,570 | 29.9 | 0.61 (37%) | 낮음 | 253℃ | 납 없는 대안, 조성 재현성이 과제 |
표에서 읽어야 할 것은 개별 값이 아니라 맞바꿈의 구조입니다. 첫째, d33과 Q_m은 대체로 반대로 움직입니다. PZT-5H는 PZT-4보다 두 배 크게 변형되지만 Q_m이 8분의 1이라 연속 구동하면 열로 무너집니다. 지향성 스피커는 40kHz를 몇 시간이고 계속 쏘는 연속파 고출력 용도이므로, 감도가 아니라 경질 계열(PZT-4·PZT-8)이 정답이 됩니다. 둘째, 박막 계열(AlN·ZnO)은 d33이 두 자릿수 작지만 반도체 공정으로 수백 마이크로미터 소자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8편에서 본 4.29mm 간격 제약을 정면으로 푸는 길이 여기 있습니다. 셋째, 납 규제 흐름 때문에 KNN계 무연 세라믹이 계속 연구되지만, 아직 경질 PZT의 Q_m과 온도 여유를 대체하지는 못합니다.
분극과 퀴리 온도 — 압전성은 만들어지고, 잃을 수도 있다
대표 압전 소재인 PZT 세라믹은 처음 구워낸 상태에서는 내부 쌍극자들이 무질서해 압전성이 없습니다.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강유전 도메인들이 제각각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어 전체로는 상쇄되기 때문입니다. 제조 과정에서 강한 직류 전기장을 걸어 쌍극자를 한 방향으로 정렬시키는 분극(Poling) 처리를 해야 비로소 압전 소재가 됩니다. 실무적으로는 퀴리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수 kV/mm 수준의 직류 전기장을 수십 분 걸어 준 뒤, 전기장을 유지한 채 식힙니다. 도메인 벽이 움직이기 쉬운 온도에서 정렬시키고, 굳은 다음에 전기장을 떼는 순서입니다.
주의할 한계선도 있습니다 — 퀴리 온도(Curie Temperature, T_c)를 넘겨 가열하면 결정이 대칭 중심을 가진 상으로 되돌아가면서 정렬이 무너져 압전성을 영구히 잃습니다. 다만 실제 설계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T_c 자체가 아닙니다. 탈분극은 세 가지 경로로 오고, 셋 다 T_c에 도달하기 훨씬 전부터 성능을 갉아먹습니다.
| 탈분극 요인 | 메커니즘 | 실무 기준 | 지향성 스피커에서의 위험 |
|---|---|---|---|
| 열(thermal) | 열 에너지가 도메인 벽을 흔들어 정렬을 되돌림 | 연속 사용 온도를 T_c의 절반 이하로 잡는 것이 통례 — PZT-4면 약 160℃ | 수백 개 소자가 밀집한 어레이의 내부 온도 상승 |
| 전기(electrical) | 분극과 반대 방향의 전기장이 도메인을 뒤집음 | 항전계(coercive field) 미만으로 구동. 경질 PZT는 약 1kV/mm 수준 | 고출력 구동 시 역방향 전압 스윙 |
| 응력(mechanical) | 강한 압축·충격이 도메인 방향을 강제로 바꿈 | 정격 압축 응력 이내, 사전 압축(prestress)으로 인장 회피 | 과대 구동에 의한 진동판 피로·균열 |
여기에 시간이라는 네 번째 요인이 조용히 더해집니다. 분극 직후의 도메인 배열은 준안정 상태여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유전율과 압전 상수가 시간의 로그에 비례해 조금씩 내려갑니다. 이것을 에이징(aging)이라 부르고, 경질 PZT에서 10배 시간당 수 % 수준으로 나타납니다. 경질 재료가 연질보다 에이징이 느린 것도 도메인 벽이 단단히 고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Q_m이 높다는 말과 도메인 벽이 잘 안 움직인다는 말은 사실상 같은 말입니다. 고출력으로 발열하는 트랜스듀서 설계에서 열 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다 모여 있습니다.
스피커로서의 동작 — 전압에서 소리까지
- 교류 신호 인가 — 40kHz 초음파 캐리어에 오디오가 실린 전압 신호를 소자에 겁니다.
- 기계적 진동 — 역압전 효과로 다이어프램이 초당 4만 번 앞뒤로 진동하며 공기를 밀어냅니다.
- 음파 방사 — 이 진동이 초음파 빔을 형성하고, 6편의 비선형 상호작용을 거쳐 가청음이 복조됩니다.
- 임피던스 매칭 — 압전 소자는 전기적으로 정전용량성 부하라 주파수가 높을수록 임피던스가 낮아집니다. 구동 회로 설계에서 임피던스 매칭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가 — 진폭의 실제 크기
2단계를 숫자로 확인해 봅시다. 평면파에서 음압 p와 매질 입자 속도 u는 매질의 특성 임피던스로 이어집니다(4편에서 본 공기의 413Rayl입니다). 진동판이 정현 운동을 하면 변위 진폭 ξ는 다음과 같습니다.
p = ρc·u , u = 2πf·ξ → ξ = p ÷ (2πf·ρc)
40kHz·공기(ρc = 413Rayl)에 대입한 결과입니다. 음압은 기준 20μPa 대비 dB로 환산했습니다.
| 표면 음압(SPL) | 음압 p [Pa] | 입자 속도 u [mm/s] | 필요한 변위 진폭 ξ |
|---|---|---|---|
| 100dB | 2.00 | 4.84 | 19.3nm |
| 110dB | 6.32 | 15.3 | 60.9nm |
| 120dB | 20.0 | 48.4 | 193nm |
| 130dB | 63.2 | 153 | 609nm |
7편에서 실용적인 파라메트릭 스피커의 반송파 음압으로 잡았던 값이 130dB였습니다. 그 소리를 내려면 진동판이 0.6μm, 즉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만큼 진동하면 됩니다. 작아 보이지만 여기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PZT-4를 그대로 쓴다면 d33 = 289pm/V이므로 609nm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전압은
V = 609nm ÷ 289pm/V ≈ 2,110V
입니다. 손바닥만 한 스피커에 2kV를 걸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공진이 구원투수로 등장합니다. 공진 주파수에서 구동하면 변위가 대략 Q_m배로 증폭되므로, Q_m = 500인 경질 PZT라면 필요한 전압이 4.2V로 떨어집니다. Q_m = 100이어도 21V면 됩니다. 압전 트랜스듀서가 예외 없이 공진 소자인 이유가 이것입니다 —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리고 공진을 쓰는 순간 대역폭을 잃습니다. 10편에서 다룰 설계 문제 전부가 이 한 줄의 맞바꿈에서 파생됩니다.
전기적으로 무엇이 보이는가 — 정전용량 부하
구동 회로 쪽에서 보면 압전 소자는 저항이 아니라 커패시터입니다. 공진에서 벗어난 대역에서는 사실상 제동 정전용량 C₀만 보이므로, 임피던스는 |Z| = 1 ÷ (2πf·C₀)이 됩니다. 40kHz에서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 제동 정전용량 C₀ | 40kHz 임피던스 | 병렬 공진 튜닝 인덕터 | 20V(rms) 구동 시 무효 전류 |
|---|---|---|---|
| 1nF | 3,979Ω | 15.8mH | 5.0mA |
| 2nF | 1,989Ω | 7.92mH | 10.1mA |
| 5nF | 796Ω | 3.17mH | 25.1mA |
| 10nF | 398Ω | 1.58mH | 50.3mA |
| 20nF | 199Ω | 0.79mH | 101mA |
이 표가 어레이 설계에 던지는 함의는 큽니다. 소자 하나가 2nF라면 400개를 병렬로 묶는 순간 0.8μF가 되고, 40kHz에서 임피던스는 5Ω 아래로 떨어집니다. 소리를 내는 데 쓰이지 않고 그냥 충·방전만 반복하는 무효 전류가 수 암페어 단위가 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실제 구동단은 소자를 몇 개씩 묶어 채널을 나누고, 각 채널에 직렬 또는 병렬 인덕터를 달아 정전용량을 상쇄합니다. 표의 세 번째 열이 그 값입니다 — 2nF 소자군이라면 7.9mH를 달면 40kHz에서 리액턴스가 서로 지워지고 회로가 저항성으로 보입니다. 8편에서 조향을 위해 채널마다 위상을 따로 주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 채널 하나하나가 이런 공진 정합 회로를 품고 있는 셈입니다.
한계와 흔한 오해
- '압전 소자는 전력을 많이 먹는다'는 오해 — 압전 소자는 전압 구동 소자입니다. 실제로 소리로 나가는 유효 전력은 작고, 회로가 힘들어하는 것은 위 표의 무효 전류입니다. 전력이 아니라 전류 용량과 슬루레이트가 구동단을 결정합니다.
- 'd33이 크면 좋은 스피커'라는 오해 — 연속 고출력에서는 d33보다 Q_m과 유전 손실이 지배적입니다. d33이 두 배인 연질 재료가 발열로 먼저 무너지는 일이 흔합니다.
- 압전 소자는 선형 소자가 아닙니다 — 데이터시트의 d33은 약한 전기장에서 측정한 소신호 값입니다. 구동 전기장이 커지면 도메인 벽 운동이 가세해 실효 d33이 커지고, 동시에 히스테리시스와 고조파 왜곡이 늘어납니다. 파라메트릭 스피커에서 이 왜곡은 공기의 비선형과 구분되지 않은 채 음질 열화로 나타납니다.
- '퀴리 온도까지는 안전하다'는 오해 — 실사용 상한은 T_c의 절반 근처입니다. 게다가 손실로 발생한 열이 다시 손실을 키우는 되먹임이 있어, 냉각이 부족하면 국소적으로 T_c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 소자 하나로는 절대 지향성 스피커가 되지 않습니다 — 1편의 파장 대 구경비, 8편의 소자 수와 빔폭에서 봤듯 좁은 빔은 구경에서 나옵니다. 압전 효과는 변환을 담당할 뿐이고, 지향성은 배열의 기하가 만듭니다.
정리
압전 세라믹은 힘↔전기를 양방향으로 변환하는 소재이고, 스피커는 그중 역압전 효과를 씁니다. 성능은 d·g·k·Q 네 숫자로 읽고, 압전성은 분극으로 만들어지며 열·전기장·응력·시간에 의해 조금씩 사라집니다. 이번 편에서 얻은 숫자로 다시 쓰면 — 130dB 반송파에 필요한 진동은 609nm, 이를 비공진으로 만들려면 2,110V, 공진(Q_m = 500)을 쓰면 4.2V, 소자 2nF의 40kHz 임피던스는 1,989Ω, 연속 고출력에는 경질 PZT — 이것이 소자 설계의 좌표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소자를 실제 제품의 트랜스듀서로 설계하는 이야기 — 공진 구조와 배치 전략으로 넘어갑니다.
시리즈 안내
「지향성 스피커의 과학」은 아래 순서로 이어집니다.
- 지향성 스피커란 무엇인가 — 소리의 손전등
- 들리지 않는 소리에 소리를 싣다 — 동작 원리 첫걸음
- 지향성 스피커 활용 사례 — 전시·안전·리테일·오피스
- 초음파란 무엇인가 — 정의·종류·전파 특성
- 왜 초음파인가 — 생성 원리와 응용 지도
- 공기가 스피커가 되는 마법 — PAA 비선형 음향
- PAA 이론 심화 — Berktay·Westervelt·KZK
- 소리를 조준하다 — 페이즈드 어레이와 빔포밍
- 압전 효과 — 전기가 소리가 되는 순간 (이번 편)
- 이후: 트랜스듀서 설계, 나이퀴스트, 변조, 신호처리
이 시리즈는 초음파 지향성 음향 기술을 직접 연구·정리한 자체 강의 자료를 블로그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도판은 해당 자료에서 발췌했습니다.
참고 자료
- B. Jaffe, R. S. Roth & S. Marzullo, "Piezoelectric Properties of Lead Zirconate-Lead Titanate Solid-Solution Ceramics," J. Appl. Phys. 25(6), 809 (1954) : PZT 고용체와 모포트로픽 상경계를 보고한 원논문 — 오늘날 초음파 트랜스듀서 재료의 출발점
- D. A. Berlincourt, B. Jaffe & others, "Piezoelectric Properties of Polycrystalline Lead Titanate Zirconate Compositions," Proc. IRE 48(2), 220 (1960) : 조성별 d·k·Q·유전율을 계통적으로 정리 — 본문 PZT-4·PZT-5H 계열 수치의 계보
- R. Bechmann, "Elastic, Piezoelectric, and Dielectric Constants of Polarized Barium Titanate Ceramics," JASA 28(3), 347 (1956) : 세라믹 1세대 BaTiO₃의 압전·유전 상수 실측 — 표의 BaTiO₃ 행 근거
- H. Kawai, "The Piezoelectricity of Poly(vinylidene Fluoride)," Jpn. J. Appl. Phys. 8(7), 975 (1969) : 고분자도 압전체가 될 수 있음을 보인 원논문 — PVDF의 낮은 유전율과 높은 g33의 출처
- M.-A. Dubois & P. Muralt, "Properties of aluminum nitride thin films for piezoelectric transducers and microwave filter applications," Appl. Phys. Lett. 74(20), 3032 (1999) : 스퍼터 AlN 박막의 압전 상수 실측 — 표의 AlN 행 근거
- P. Muralt, "Piezoelectric aluminum nitride thin films for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MRS Bulletin 37(11), 1051 (2012) : 분극이 필요 없는 비강유전 압전 박막의 특성과 MEMS 적용 정리
- Y. Saito et al., "Lead-free piezoceramics," Nature 432, 84 (2004) : 배향 제어 KNN계 무연 세라믹이 PZT급 d33에 도달한 보고 — 표의 무연 행 근거
- IEEE Std 176-1987, IEEE Standard on Piezoelectricity : 압전 방정식·첨자 규약(d33·d31·k·Q_m)의 국제 표준 정의
- T. E. Gómez Álvarez-Arenas, "Acoustic impedance matching of piezoelectric transducers to the air," IEEE TUFFC 51(5), 624 (2004) : 압전 세라믹과 공기 사이의 거대한 임피던스 격차와 정합층 — 10편으로 이어지는 문제
- M. Yoneyama et al., "The audio spotlight: An application of nonlinear interaction of sound waves to a new type of loudspeaker design," JASA 73(5), 1532 (1983) : 압전 초음파 소자를 평면 배열해 만든 최초의 공기 중 파라메트릭 스피커
- J. Li et al., "Piezoelectric micromachined ultrasonic transducer array for micro audio directional speaker," IEEE ICMA 2013, 450 : 박막 압전을 반도체 공정으로 배열한 PMUT — 소자 크기 제약을 푸는 접근
- Piezoelectricity — Wikipedia : 32개 점군 중 압전 20개·극성 10개라는 대칭 분류와 퀴리 형제의 1880년 발견 경위 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