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반도체에서 트랜지스터까지

반도체에서 트랜지스터까지 #05 — 단자가 셋인 소자: 트랜지스터와 BJT

2026년 9월 14일·조회 0·댓글 0

시리즈반도체에서 트랜지스터까지·5 / 9편

앞의 네 편에서 만든 것을 세어 보겠습니다. 실리콘 결정이 있었고, 거기에 불순물을 넣어 N형과 P형을 얻었고, 둘을 붙여 PN 접합을 만들었습니다. 그 접합 하나에서 다이오드와 커패시터가 나왔습니다.

여기까지의 부품은 모두 단자가 둘입니다. 단자가 둘이면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습니다. 전류를 흘리거나, 막거나 — 둘 중 하나입니다. 문을 열고 닫는 일입니다.

이 편에서는 단자를 하나 더 붙입니다. 그러면 소자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열고 닫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열지를 정할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트랜지스터이고, 이 편은 그 첫 형태인 쌍극성 접합 트랜지스터(BJT, Bipolar Junction Transistor)를 봅니다.

본문의 조건 값은 계산 과정을 보이기 위한 예시이며 특정 회사의 사양이 아닙니다. 인용한 수치와 서술은 모두 공개 문헌에서 확인한 값이고 출처를 글 끝에 남깁니다.

단자가 셋이라는 것

위키백과 「Transistor」 문서는 트랜지스터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 전기 신호와 전력을 증폭하거나 스위칭하는 데 쓰는 반도체 소자이고, 회로에 연결하기 위한 단자가 적어도 셋이며, 한 쌍의 단자에 걸어 준 전압이나 전류가 다른 한 쌍을 지나는 전류를 제어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구절이 핵심입니다. 단자 셋은 「둘 더하기 하나」입니다. 전류가 지나가는 길이 두 단자 사이에 놓이고, 남은 하나가 그 길을 제어합니다.

수도꼭지를 떠올리면 가깝습니다. 물이 들어오는 쪽과 나가는 쪽이 있고, 손잡이는 따로 있습니다. 손잡이를 돌리는 데 드는 힘은 작지만 그 힘으로 조절되는 물줄기는 큽니다. 「Transistor」 문서는 이 점을 분명히 적습니다 — 제어되는 쪽(출력)의 전력이 제어하는 쪽(입력)의 전력보다 클 수 있기 때문에 트랜지스터는 신호를 증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름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Transistor」 문서는 transistor 라는 말이 transresistance(전달 저항)를 줄인 것이며 John R. Pierce 가 지었다고 적습니다. 최초로 동작한 소자는 1947년 벨 연구소에서 John Bardeen, Walter Brattain, William Shockley 가 만든 점접촉 트랜지스터입니다.

이름에 「저항」이 들어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단자 셋인 이 소자를 밖에서 보면 입력 쪽 신호에 따라 출력 쪽 저항이 바뀌는 물건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편까지의 부품은 저항이 정해져 있었고, 이제 그 저항이 손잡이를 갖게 된 것입니다.

단자가 둘인 소자는 열고 닫기만 하지만 단자가 셋이 되면 제어 단자가 통로를 얼마나 열지 정한다

BJT의 구조 — 접합이 둘이다

위키백과 「Bipolar junction transistor」 문서는 BJT 를 전자와 정공을 모두 전하 운반자로 쓰는 트랜지스터로 정의합니다. 「쌍극성(bipolar)」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나옵니다. 캐리어가 한 종류가 아니라 두 종류라는 뜻입니다.

구조는 서로 다르게 도핑된 세 영역입니다. 이미터·베이스·컬렉터. 그리고 그 셋 사이에 PN 접합이 둘 생깁니다. 지난 편까지 다룬 접합이 하나에서 둘로 늘어난 것이 구조의 전부입니다.

도핑 순서가 N-P-N 이면 NPN, P-N-P 이면 PNP 입니다. 가운데 층이 베이스입니다.

  • 이미터(emitter) — 캐리어를 주입하는 쪽입니다.
  • 베이스(base) — 가운데 얇은 층입니다. 제어는 여기서 일어납니다.
  • 컬렉터(collector) — 건너온 캐리어를 거두는 쪽입니다.

세 영역은 도핑 농도가 서로 다릅니다. 문헌은 이미터가 나머지 두 층에 비해 진하게 도핑되고, 컬렉터는 베이스보다 옅게(대략 10분의 1) 도핑된다고 적습니다. 이미터를 진하게 하는 이유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 이미터 주입 효율, 즉 이미터가 주입하는 캐리어와 베이스가 주입하는 캐리어의 비를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주입은 이미터가 거의 혼자 하도록 만들어 둔 것입니다.

이 비대칭 때문에 이미터와 컬렉터는 바꿔 끼울 수 없습니다. 문헌은 BJT 가 다른 트랜지스터와 달리 대칭 소자가 아니며, 컬렉터와 이미터를 맞바꾸면 순방향 활성 영역을 벗어난다고 기술합니다. 그림에서 양쪽 끝 두 층이 같아 보여도 같은 것이 아닙니다.

왜 베이스가 얇아야 하는가

BJT 의 핵심은 베이스 한 층에 들어 있습니다.

NPN 을 예로 들겠습니다. 이미터–베이스 접합에 순방향 전압을 걸면 그 접합은 순방향 바이어스가 되고, 문헌의 서술대로 이미터에서 베이스로 전자가 흘러 들어갑니다. 지난 편의 다이오드와 같은 동작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베이스는 P형이고, 거기서 전자는 소수 캐리어입니다. 정공으로 가득 찬 곳에 전자가 들어온 것입니다. 이 전자들은 농도가 높은 이미터 쪽에서 농도가 낮은 컬렉터 쪽으로 확산해 갑니다. 문헌은 이 흐름을 베이스를 가로지르는 확산 전류라고 적습니다. 가는 도중 정공과 만나면 재결합해 사라집니다.

무사히 건넌 전자는 베이스–컬렉터 접합에 닿습니다. 그 접합은 역방향입니다. 그런데 역방향 접합은 소수 캐리어에게는 벽이 아니라 내리막입니다. 문헌은 베이스와 컬렉터 사이에 존재하는 전기장이 이 전자들의 대부분을 컬렉터로 건너가게 만든다고 적습니다. 그것이 컬렉터 전류입니다.

그러니 이 소자의 성능은 얼마나 많은 전자가 사라지지 않고 베이스를 건너느냐로 정해집니다. 문헌은 조건을 세 줄로 적습니다.

  • 컬렉터–베이스 접합에 닿기 전에 재결합하는 캐리어를 줄이려면, 베이스는 캐리어가 소수 캐리어 수명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확산해 건널 수 있을 만큼 얇아야 한다.
  • 특히 베이스 두께는 캐리어의 확산 길이보다 훨씬 작아야 한다.
  • 베이스를 옅게 도핑하면 재결합 속도가 낮아진다.

「베이스는 얇다」는 말은 그래서 모양에 대한 서술이 아닙니다. 시간에 대한 서술입니다. 전자가 사라지기 전에 건너편에 닿아야 하고, 그 제한이 두께를 정합니다. 같은 이유로 베이스는 진하게 도핑할 수 없습니다. 진하면 마주칠 정공이 많아져 도중에 사라지는 전자가 늘기 때문입니다.

NPN 구조에서 이미터가 주입한 전자가 얇은 베이스를 확산으로 건너 컬렉터에 수집되고 일부는 도중에 재결합으로 사라진다

β — 작은 전류가 큰 전류를 만든다

이제 이 구조가 얼마만큼의 이득을 주는지 수로 보겠습니다. 문헌은 두 가지 전류 이득을 정의합니다.

αF = IC / IE — 공통 베이스 전류 이득입니다. 이미터에서 나간 전류 가운데 컬렉터에 닿은 몫의 비율입니다. 문헌은 이 값이 1에 가까우며 0.980 에서 0.998 사이라고 적습니다.

βF = IC / IB — 공통 이미터 전류 이득입니다. 부품 자료에서 hFE 로 표기되는 값이 이것입니다. 문헌은 소신호 트랜지스터의 경우 이 값이 50보다 크다고 적습니다.

세 단자의 전류는 하나로 묶여 있습니다. 문헌은 이미터 전류가 나머지 두 전류의 합이라고 적습니다 — IE = IB + IC. 이 한 줄이면 두 이득을 서로 옮겨 쓸 수 있습니다.

β = IC / IB = IC / (IE − IC) = α / (1 − α)

「Bipolar junction transistor」 문서가 이 관계식을 그대로 싣고 있습니다. 위의 α 범위를 여기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대입하는 값은 문헌이 적은 범위의 양끝과 그 가운데입니다.

  • α = 0.980 → β = 0.980 / 0.020 = 49
  • α = 0.990 → β = 0.990 / 0.010 = 99
  • α = 0.998 → β = 0.998 / 0.002 = 499

이 세 줄이 이 편에서 가장 볼 만한 대목입니다. α 는 0.980 에서 0.998 로 2퍼센트도 안 되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β 는 49 에서 499 로 열 배가 되었습니다.

분모가 (1 − α) 이기 때문입니다. α 가 1에 가까워질수록 분모는 0으로 다가가고 몫은 급하게 커집니다. 분모에 앉아 있는 것은 베이스를 건너지 못한 나머지입니다. 이득을 정하는 것은 건넌 쪽이 아니라 못 건넌 쪽입니다.

앞 절의 베이스 이야기가 여기로 이어집니다. 베이스를 얇게, 옅게 만드는 일은 α 를 0.98 에서 0.998 쪽으로 밀어 올리는 일입니다. 그 미세한 차이가 이득을 열 배로 바꿉니다. 반대로 베이스가 두꺼우면 도중에 사라지는 전자가 늘고, 분모가 커져 이득이 주저앉습니다.

베이스 전류의 정체도 이로써 분명해집니다. 베이스 전류는 재결합으로 잃은 몫과 베이스가 되돌려 주입하는 몫입니다. β 가 99 라는 말은 「1 을 잃는 대가로 99 를 건넨다」는 뜻입니다. 베이스 단자에 흘려 넣는 작은 전류가 컬렉터의 큰 전류를 만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큰 흐름에서 새는 몫을 채워 주는 것입니다.

세 가지 동작 영역

접합이 둘이므로 각 접합에 순방향·역방향을 거는 조합이 넷 나옵니다. 문헌이 정리한 그대로입니다.

  • 차단(cut-off) — 두 접합 모두 역방향입니다. 문헌은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으며 이것이 논리 「꺼짐」, 곧 열린 스위치에 해당한다고 적습니다.
  • 순방향 활성(forward-active) — 이미터–베이스는 순방향, 베이스–컬렉터는 역방향입니다. 앞에서 따라간 동작이 이것입니다. 문헌은 대부분의 BJT 가 이 영역에서 βF 가 가장 크도록 설계된다고 적습니다. 증폭의 영역입니다.
  • 포화(saturation) — 두 접합 모두 순방향입니다. 문헌은 이것이 논리 「켜짐」, 곧 닫힌 스위치에 해당한다고 적습니다.
  • 역방향 활성(reverse-active) — 이미터–베이스가 역방향, 베이스–컬렉터가 순방향입니다. 이미터와 컬렉터의 역할이 뒤바뀐 상태입니다. 구조가 비대칭이라 이 방향으로는 제구실을 하지 못합니다.

여기서 이 소자의 두 얼굴이 갈립니다.

  • 스위치로 쓸 때는 차단과 포화, 두 끝만 씁니다. 가운데는 지나가되 머무르지 않습니다. 디지털 회로가 이렇게 씁니다.
  • 증폭기로 쓸 때는 순방향 활성 영역 가운데에 세워 둡니다. 입력이 오르내리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출력이 따라 오르내립니다. 아날로그 회로가 이렇게 씁니다.

같은 소자입니다. 어디에 세워 두느냐가 다를 뿐입니다.

두 접합의 바이어스 조합이 차단·순방향 활성·포화·역방향 활성을 정하고 두 끝만 쓰면 스위치 가운데에 머물면 증폭기가 된다

전류로 제어한다는 것의 대가

지금까지의 이야기에는 한 가지가 계속 깔려 있었습니다. BJT 를 켜 두려면 베이스에 전류를 계속 흘려야 합니다. 문헌은 BJT 를 전압 제어 전류원으로 볼 수도 있지만, 베이스의 임피던스가 낮기 때문에 전류 제어 전류원, 즉 전류 증폭기로 보는 편이 더 단순하다고 적습니다.

전류가 흐른다는 것은 전력을 쓴다는 뜻입니다. β 가 99 여도 컬렉터에 1 A 를 흘리려면 베이스에 약 10 mA 를 계속 밀어 넣어야 합니다. 켜 둔 내내 그렇습니다. 소자 하나라면 대수롭지 않습니다. 같은 조각 위에 수억 개를 올린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다른 길이 있습니다. 전류 대신 전기장으로 제어하는 것입니다. 위키백과 「Field-effect transistor」 문서는 FET(Field-Effect Transistor,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를 전기장을 이용해 반도체를 지나는 전류를 제어하는 트랜지스터로 정의합니다. 단자 이름부터 다릅니다 — 캐리어가 들어오는 소스, 나가는 드레인, 그리고 통로의 전도도를 바꾸는 게이트입니다. 「Field-effect transistor」 문서는 게이트에 전압을 걸면 드레인과 소스 사이의 전도도가 바뀐다고 적습니다.

BJT 와의 차이는 두 군데입니다.

  • 캐리어의 수 — 「Field-effect transistor」 문서는 FET 를 단극성(unipolar) 트랜지스터라 부릅니다. 전자(N채널)나 정공(P채널) 가운데 하나만 쓰고 둘 다 쓰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두 종류를 모두 쓰는 BJT 와 정확히 반대입니다. 「쌍극성」과 「단극성」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갈립니다.
  • 제어의 대가 — 「Field-effect transistor」 문서는 FET 가 낮은 주파수에서 매우 높은 입력 임피던스를 보인다고 적습니다. 제어 단자로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손잡이를 잡고 있는 데 힘이 들지 않습니다.

이 차이가 무엇을 바꾸는지가 다음 편의 주제입니다. 「Field-effect transistor」 문서는 게이트 전압이 0일 때 통로가 이미 나 있는 소자와 없는 소자를 가르는데, 앞의 것을 공핍형(depletion mode), 뒤의 것을 증가형(enhancement mode)이라 부릅니다. 이 구분도 다음 편에서 다룹니다.

정리

  • 단자가 셋이 되면 한 쌍에 건 전압이나 전류가 다른 한 쌍의 전류를 제어합니다. 출력 전력이 입력 전력보다 클 수 있어서 증폭이 됩니다.
  • BJT 는 서로 다르게 도핑된 세 영역과 두 개의 PN 접합입니다. 이미터는 진하게, 베이스는 옅고 얇게, 컬렉터는 그보다 옅게 도핑합니다.
  • 베이스가 얇아야 하는 이유는 시간입니다. 캐리어가 소수 캐리어 수명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건너야 하고, 두께는 확산 길이보다 훨씬 작아야 합니다.
  • β = α / (1 − α) 이므로 α 가 0.980 → 0.998 로 오를 때 β 는 49 → 499 가 됩니다. 이득을 정하는 것은 못 건넌 쪽입니다.
  • 두 접합의 바이어스 조합이 차단·순방향 활성·포화를 만듭니다. 두 끝만 쓰면 스위치, 가운데에 머물면 증폭기입니다.

BJT 는 손잡이를 잡고 있는 동안 계속 전류를 먹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 대가를 치르지 않는 제어 방식 — 전기장으로 통로의 폭을 바꾸는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ET)로 넘어갑니다.

참고 자료

  • Transistor — Wikipedia : 트랜지스터의 정의(증폭·스위칭, 최소 세 단자, 한 쌍의 전압·전류가 다른 한 쌍의 전류를 제어), 출력 전력이 입력 전력보다 클 수 있어 증폭이 된다는 서술, transresistance 의 축약이며 John R. Pierce 가 이름 지었다는 서술, 1947년 벨 연구소 점접촉 트랜지스터
  • Bipolar junction transistor — Wikipedia : 전자와 정공을 모두 쓴다는 정의, 세 도핑 영역과 두 PN 접합, 이미터 고농도·컬렉터 저농도(베이스의 약 10분의 1)와 이미터 주입 효율, 베이스 두께 조건(소수 캐리어 수명·확산 길이), 베이스 내 확산 전류, 역방향 접합의 전기장이 캐리어 대부분을 컬렉터로 보낸다는 서술, αF = IC/IE (0.980~0.998) · βF = IC/IB (소신호에서 50 초과) · βF = αF/(1−αF) · IE = IB + IC, 네 동작 영역의 바이어스 조합과 포화·차단의 논리 켜짐·꺼짐 대응, 비대칭 소자라는 서술, 전류 제어 전류원으로 보는 편이 단순하다는 서술
  • Field-effect transistor — Wikipedia : 전기장으로 전류를 제어한다는 정의, 소스·드레인·게이트의 역할, 단극성 트랜지스터라는 서술(전자 또는 정공 한 종류만 사용), 낮은 주파수에서 매우 높은 입력 임피던스, 공핍형과 증가형의 구분
  • ※ 위 목록 가운데 Wikipedia 문서에서 인용한 부분은 CC BY-SA 4.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

댓글 0개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처음으로 의견을 남겨 주세요.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