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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그리는 트랜지스터 #01 — TFT란 무엇인가: 반도체 트랜지스터와 무엇이 다른가

2026년 9월 7일·조회 40·댓글 0

시리즈화면을 그리는 트랜지스터·1 / 14편

스마트폰을 켜면 화면에 그림이 뜹니다. 그 그림은 수백만 개의 작은 빛 조각이 각자 정해진 밝기로 켜져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조각 하나하나에게 "너는 이만큼 밝아라"라고 전달하려면, 조각마다 스위치가 하나씩 붙어 있어야 합니다.

그 스위치가 박막 트랜지스터(TFT, Thin-Film Transistor)입니다. 4K UHD 화면(3840×2160) 한 장이면 서브픽셀이 3840 × 2160 × 3 = 2,488만 개이고, 스위치도 최소한 그만큼 필요합니다.

이 시리즈는 그 스위치를 다룹니다. 무엇이고, 어떤 원리로 켜지고 꺼지며, 왜 지난 60년 동안 재료를 세 번이나 갈아엎었는지를요.

본문의 계산에 등장하는 조건 값(치수·전압·용량 등)은 계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이기 위한 예시이며, 소자 구조와 재료 구성 또한 공개 문헌이 기술하는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 특정 회사의 소자 사양이나 설계도가 아닙니다. 모든 내용은 공개된 논문·특허·백과사전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다루며, 각 편 끝에 출처를 남깁니다.

한 화소는 서브픽셀 셋으로 이루어지고 서브픽셀마다 스위치가 하나씩 붙는다 — 4K 한 장에 2,488만 개

이름을 뜯어보면 절반은 설명된다

박막 트랜지스터라는 이름은 두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 트랜지스터 — 전기 신호로 전기 흐름을 조절하는 부품. 스위치이자 밸브입니다.
  • 박막(薄膜, thin film) — 그 부품을 따로 얇게 발라 올린 막으로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가 핵심입니다. 컴퓨터 칩 속 트랜지스터는 단결정 실리콘 덩어리를 깎아서 만듭니다. 재료가 이미 거기 있고, 그것을 조각하는 셈입니다. TFT는 반대입니다. 기판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유리이고, 트랜지스터에 필요한 재료를 그 위에 한 층씩 발라 쌓습니다. 위키피디아 「Thin-film transistor」 문서도 TFT를 "유리 같은, 지지는 하지만 전기는 통하지 않는 기판 위에 성장시킨다"라고 기술합니다.

이 차이 하나가 나머지 모든 차이를 낳습니다.

실리콘 칩의 MOSFET과 유리 위 TFT의 단면 비교 — 기판이 반도체인가 절연체인가, 채널을 깎아 쓰는가 올려 쓰는가

트랜지스터가 하는 일 — 수도꼭지

트랜지스터에는 단자가 셋 있습니다. 물에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 소스(source) — 물이 들어오는 쪽
  • 드레인(drain) — 물이 나가는 쪽
  • 게이트(gate) — 수도꼭지 손잡이

소스와 드레인 사이에는 채널(channel)이라 부르는 반도체 길이 놓여 있습니다. 게이트는 이 길에 직접 닿지 않습니다 — 사이에 얇은 절연막이 끼어 있습니다. 그래서 게이트에 전압을 걸어도 전류가 게이트로 새지 않고, 대신 전기장(電場)만 채널에 미칩니다. 이 전기장이 채널 속 전자를 끌어모으거나 흩어 놓아서 길을 열고 닫습니다.

손잡이를 돌리는 힘이 물이 아니라 전기장이라는 뜻에서, 이 방식을 전계효과(field effect)라고 부릅니다. TFT도 컴퓨터 칩의 MOSFET도 모두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입니다. 여기까지는 같습니다.

소스·게이트·드레인 세 단자와 전계효과 — 게이트는 채널에 닿지 않고 전기장만 미친다

그런데 무엇이 다른가

같은 전계효과인데도 TFT와 실리콘 칩의 트랜지스터는 상당히 다른 물건입니다. 차이는 다섯 갈래로 정리됩니다.

① 기판 — 반도체인가, 절연체인가

MOSFET은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 자체가 반도체입니다. 트랜지스터의 채널은 그 웨이퍼의 표면입니다. TFT의 기판은 유리라서 전기가 통하지 않고, 채널로 쓸 반도체를 따로 올려야 합니다.

② 채널 — 깎아 쓰는가, 올려 쓰는가

깎아 쓰면 원자가 규칙적으로 줄 서 있는 단결정을 그대로 씁니다. 올려 쓰면 원자 배열이 흐트러진 비정질이거나, 작은 결정 알갱이가 모인 다결정이 됩니다. 이 차이가 전자가 얼마나 잘 다니는지를 가르고, 그것이 이 시리즈 2부의 주제입니다.

③ 동작 방식 — 반전인가, 축적인가

이것이 가장 자주 지나치는 차이입니다.

실리콘 MOSFET은 반전(inversion)으로 동작합니다. 채널 자리의 실리콘이 원래 정공(양의 운반자)이 많은 p형인데, 게이트에 양전압을 걸어 전자를 표면으로 불러 모으면 그 얇은 층만 성질이 뒤집혀 n형이 됩니다. 그 뒤집힌 층이 채널입니다.

TFT는 축적(accumulation)으로 동작합니다. 채널 재료가 원래부터 전자가 운반자인 n형이고, 게이트 전압은 그 전자를 절연막 근처로 끌어모을 뿐입니다. 성질을 뒤집지 않고 있던 것을 모읍니다.

Kamiya·Nomura·Hosono가 2010년 Sci. Technol. Adv. Mater.에 낸 리뷰는 이 점을 명시합니다 — "a-IGZO TFT는 결정질 Si FET과 일부 a-Si:H TFT에서 관찰되는 반전 동작을 보이지 않는다"고 적고, 그 이유로 산화물의 큰 밴드갭강하게 국소화된 가전자대를 듭니다. 정공을 쓸 수 없으니 뒤집을 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실용적인 결과가 하나 따라옵니다. TFT는 전자를 쓰는 n형만 쉽게 만들어지고, 정공을 쓰는 p형은 어렵습니다. 실리콘 칩이 n형과 p형을 짝지어(CMOS) 전력을 아끼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 제약이 나중에 화면 구동 회로의 모양까지 바꿉니다.

④ 크기 — 나노미터인가, 마이크로미터인가

최신 반도체 칩의 트랜지스터는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단위입니다. TFT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단위로, 천 배쯤 큽니다. 작게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 TFT가 맡은 자리는 사람 눈에 보이는 화소 한 칸이고, 그 칸 자체가 수십 마이크로미터입니다.

⑤ 요구되는 것 — 속도인가, 균일도인가

칩의 트랜지스터는 빨라야 합니다. TFT는 수천만 개가 서로 똑같아야 합니다. 화면에서는 트랜지스터 하나가 이웃보다 조금만 더 세게 흘려도 그 화소가 더 밝게 보이고, 사람 눈은 그 차이를 얼룩으로 알아챕니다. 트랜지스터 하나의 성능보다 수천만 개의 편차가 더 중요한 셈입니다.

Powell이 1989년 IEEE Trans. Electron Devices에 실은 a-Si TFT 물리 논문은 마지막에 이 점을 짚습니다 — 디스플레이용 대면적 트랜지스터 어레이의 균일도가 뛰어나며, 문턱전압 편차가 0.5~1.0 V라고 보고합니다.

구분실리콘 칩의 MOSFET박막 트랜지스터(TFT)
기판단결정 실리콘(반도체)유리 등 절연체
채널기판 표면을 그대로따로 올린 박막(비정질·다결정)
동작반전(inversion)축적(accumulation)
극성n형·p형 짝지어 사용(CMOS)주로 n형
대표 치수나노미터마이크로미터
가장 중요한 것속도·집적도수천만 개의 균일도
실리콘 칩의 MOSFET과 TFT의 다섯 가지 차이 — 기판·채널·동작·크기·요구

왜 굳이 유리 위인가 — 넓이를 계산해 본다

"성능이 떨어지는데 왜 유리를 고집하나"라는 질문이 자연스럽습니다. 답은 넓이에 있고, 이건 곱셈 두 번으로 확인됩니다.

반도체 공장의 대표적인 웨이퍼는 지름 300 mm 원판입니다. 원의 넓이는 π × 반지름²이므로

π × (150 mm)² = 3.14159 × 22,500 mm² = 70,686 mm² ≈ 707 cm²

한편 디스플레이용 유리 기판의 치수는 세대(generation)로 부릅니다. Semiconductor Energy Laboratory의 미국 특허 US 8,093,136 B2 명세서는 세대별 치수를 열거하는데, 그중 8세대는 2200 mm × 2400 mm입니다. 직사각형이니 그냥 곱하면

2200 mm × 2400 mm = 5,280,000 mm² = 52,800 cm²

두 값을 나누면

52,800 cm² ÷ 707 cm² ≈ 75

유리 한 장이 300 mm 웨이퍼 약 75장에 해당합니다.

화면 한 대 기준으로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55인치 16:9 화면의 넓이를 구해 보면, 대각선 55인치는 55 × 2.54 = 139.7 cm이고 가로:세로:대각선 = 16:9:√(16²+9²) = 16:9:18.36이므로

가로 = 139.7 × 16 ÷ 18.36 ≈ 121.8 cm · 세로 = 139.7 × 9 ÷ 18.36 ≈ 68.5 cm

넓이 = 121.8 × 68.5 ≈ 8,340 cm²

300 mm 웨이퍼로는 8,340 ÷ 707 ≈ 12장을 이어 붙여야 화면 한 장을 겨우 덮습니다. 화면은 원래 넓은 물건이고, 넓은 물건을 값싸게 덮으려면 넓고 싼 기판이 필요합니다. 유리가 그 조건을 만족합니다.

그리고 유리를 고르는 순간 대가가 따라옵니다. 유리는 고온에서 물러지므로 단결정 실리콘을 만들 때 쓰는 1,000 ℃급 공정을 쓸 수 없습니다. 낮은 온도에서 만들 수 있는 반도체만 후보가 되고, 그 제약이 지난 60년간 TFT 재료의 역사를 끌고 왔습니다.

300mm 실리콘 웨이퍼 707제곱센티미터와 8세대 유리 기판 52,800제곱센티미터의 넓이 비교 — 약 75배

세 번의 갈아엎기

1962 — 증착만으로 만든 첫 트랜지스터

RCA의 Paul K. Weimer가 1962년 Proceedings of the IRE에 「The TFT — A New Thin-Film Transistor」를 발표합니다. 논문은 모든 구성 요소를 절연 기판 위에 증착해서 만든 트랜지스터라고 소개하고, 동작 원리를 "넓은 밴드갭 반도체에 주입된 다수 캐리어를 절연된 제어 게이트로 조절하는 것"이라고 적습니다. 채널 재료는 황화카드뮴(CdS) 미결정층이었습니다.

보고된 성능은 전압 증폭률 100 이상, 트랜스컨덕턴스 10,000 μmho 이상, 스위칭 시간 0.1 μs 미만이었습니다. 논문은 이 소자로 플립플롭·AND 게이트·NOR 게이트까지 만들었다고 밝힙니다. 처음부터 컴퓨터 부품을 노린 물건이었지 화면용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참고로 위키피디아 「Thin-film transistor」 문서는 이보다 앞선 1957년 2월에 RCA의 John Wallmark가 박막 MOSFET 특허를 출원했다고 기록합니다.

1979 — 화면을 겨냥한 비정질 실리콘

Dundee 대학의 Le Comber·Spear·Ghaith가 1979년 Electronics Letters에 「Amorphous-silicon field-effect device and possible application」을 냅니다. 글로우 방전으로 성막한 비정질 실리콘(a-Si)으로 절연 게이트 전계효과 소자를 만들고, 제목의 "possible application"에 해당하는 제안을 이렇게 적습니다 — 이 소자를 액정 디스플레이 패널의 주소 지정 매트릭스에 유리하게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화면의 출발점이 이 두 쪽짜리 논문입니다.

2003·2004 — 비정질인데 빠른 산화물

비정질 실리콘은 값이 싸고 넓게 바를 수 있었지만 전자가 느렸습니다. 앞서 인용한 Kamiya 등의 2010년 리뷰가 정리한 값으로, a-Si:H TFT의 포화 이동도는 0.24~0.60 cm²V⁻¹s⁻¹ 범위입니다.

Hosono 연구진은 다른 길을 냅니다. 2003년 Science에 Nomura 등이 단결정 InGaO₃(ZnO)₅를 채널로, 비정질 산화하프늄을 게이트 절연막으로 쓴 투명 트랜지스터를 보고합니다 — 전계효과 이동도 약 80 cm²V⁻¹s⁻¹, 온·오프 전류비 약 10⁶이고, 동작이 가시광에 둔감하다고 적습니다.

이듬해인 2004년 Nature 논문이 결정적이었습니다. Nomura 등은 비정질 In-Ga-Zn-O(a-IGZO)를 상온에서 PET 필름 위에 성막했고, 홀 이동도가 10 cm²V⁻¹s⁻¹을 넘어 수소화 비정질 실리콘보다 한 자릿수 크다고 보고합니다. PET 시트 위에 만든 투명 TFT의 포화 이동도는 6~9 cm²V⁻¹s⁻¹였고, 시트를 반복해서 구부려도 특성이 안정적이었습니다.

비정질이면 느리다는 통념이 여기서 깨집니다. 왜 깨지는지는 이 시리즈 9·10편의 주제입니다.

TFT 재료의 세 번의 전환 — 1962년 CdS, 1979년 비정질 실리콘, 2003·2004년 산화물

이동도라는 숫자 하나

세 번의 전환을 관통하는 숫자가 이동도(mobility)입니다. 전기장을 걸었을 때 전자가 얼마나 잘 끌려가는지를 나타내며, 단위는 cm²V⁻¹s⁻¹입니다. 앞서 인용한 Kamiya 등의 2010년 리뷰에 실린 값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채널 재료포화 이동도 (cm²V⁻¹s⁻¹)출처
수소화 비정질 실리콘(a-Si:H)0.24 ~ 0.60Kamiya 2010
비정질 산화물(a-IGZO)8.2 ~ 12.6Kamiya 2010

같은 리뷰는 a-IGZO TFT가 a-Si:H TFT보다 전계효과 이동도가 10배 크고 결함 밀도는 10배 작다고 요약하며, 최대 18 cm²V⁻¹s⁻¹, 식각 정지층 구조에서는 35.8 cm²V⁻¹s⁻¹까지 보고된 예를 함께 싣습니다.

이 숫자가 왜 중요한지는 간단한 계산으로 드러납니다. 4K 화면을 120 Hz로 그릴 때 한 행에 주어지는 시간은

1 ÷ (120 Hz × 2160행) = 3.86 μs

입니다. 화소 하나의 저장 용량을 0.5 pF, 필요한 전압 변화를 5 V로 가정하면(둘 다 계산을 보이기 위한 예시값입니다) 필요한 충전 전류는

I = C × ΔV ÷ t = 0.5 pF × 5 V ÷ 3.86 μs ≈ 0.65 μA

이 전류를 마이크로미터짜리 트랜지스터 하나가, 그것도 2,488만 개 전부가 거의 똑같이 흘려야 합니다. 전자가 느린 재료라면 시간 안에 충전이 끝나지 않고, 그 화소는 목표보다 어둡게 나옵니다. 이동도는 그래서 화면의 크기·해상도·주사율을 동시에 제한하는 숫자입니다.

이 시리즈가 가는 길

「화면을 그리는 트랜지스터」는 열네 편으로 소자 자체를 다룹니다.

  • 1부 (01~05) 소자의 기본 — 전계효과의 원리와 네 가지 구조, 특성 곡선을 읽는 법, 전류식 세우기, 문턱전압을 재는 법
  • 2부 (06~11) 세 가지 채널 — 비정질 실리콘·저온 다결정 실리콘·산화물이 각각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
  • 3부 (12~14) 소자는 늙는다 — 문턱전압이 움직이는 이유, 빛이 일으키는 문제, 그리고 재는 법

다음 편에서는 게이트가 실제로 어떻게 채널을 만드는지, 그리고 게이트·채널·전극을 쌓는 순서에 따라 갈리는 네 가지 소자 구조를 다룹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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