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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그리는 트랜지스터 #03 — 전달특성 곡선 읽는 법: 문턱전압·SS·이동도·온오프비

2026년 9월 7일·조회 3·댓글 0

시리즈화면을 그리는 트랜지스터·3 / 14편

트랜지스터 하나를 손에 넣었다고 합시다. 좋은 소자인지 나쁜 소자인지 어떻게 알까요.

답은 곡선 한 장입니다. 게이트 전압을 천천히 훑으면서 흐르는 전류를 기록하면 곡선이 그려지고, 그 곡선 하나에서 소자의 성격을 말해 주는 네 개의 숫자가 나옵니다. 이 편은 그 곡선을 읽는 법입니다.

본문의 계산에 등장하는 조건 값은 계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이기 위한 예시입니다.

전달특성 곡선 — 손잡이를 돌리며 물을 잰다

측정은 단순합니다. 드레인에 일정한 전압을 걸어 두고, 게이트 전압(VG)만 천천히 바꾸면서 드레인 전류(ID)를 기록합니다. 수도꼭지 손잡이를 조금씩 돌리며 나오는 물의 양을 재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얻은 VG–ID 곡선을 전달특성 곡선(transfer curve)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이 곡선은 세로축을 로그 눈금으로 그립니다. 이유는 전류의 범위가 터무니없이 넓기 때문입니다. 꺼진 상태의 전류는 피코암페어(10⁻¹² A) 수준이고 켜진 상태는 마이크로암페어(10⁻⁶ A) 수준이라, 백만 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이걸 선형 눈금으로 그리면 꺼진 쪽은 바닥에 딱 붙은 직선으로 보여 아무 정보도 읽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같은 데이터를 로그 축과 선형 축으로 겹쳐 그립니다. 로그 축은 꺼진 쪽과 켜지는 과정을, 선형 축은 충분히 켜진 뒤의 기울기를 보여 줍니다. 두 축이 각각 다른 숫자를 내놓기 때문입니다.

TFT 전달특성 곡선 — 로그 축과 선형 축을 겹쳐 그린 게이트 전압 대 드레인 전류, 문턱전압·문턱전압 이하 기울기·온오프비 표시

첫 번째 숫자 — 문턱전압

문턱전압(Vth)은 소자가 "본격적으로 켜지기 시작하는" 게이트 전압입니다. 앞 편에서 봤듯 처음 모인 전자는 결함 자리에 갇히고, 그 웅덩이가 어느 정도 찬 뒤에야 전류가 제대로 흐릅니다.

문턱전압이 중요한 이유는 회로가 그 값을 전제로 설계되기 때문입니다. 화면에서 모든 화소는 같은 게이트 전압을 받는데, 소자마다 문턱전압이 다르면 같은 전압에서 서로 다른 전류가 흐르고, 그 차이가 밝기 얼룩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숫자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 재는 방법에 따라 값이 달라집니다. 곡선에는 "여기부터 켜짐"이라고 표시된 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만 따로 05편에서 다룹니다.

두 번째 숫자 — 문턱전압 이하 기울기

곡선에서 꺼진 상태와 켜진 상태를 잇는 구간, 즉 문턱전압 아래의 가파른 부분이 있습니다. 이 구간이 얼마나 가파른지를 나타내는 값이 문턱전압 이하 기울기(SS, subthreshold swing)입니다.

정의는 뒤집혀 있습니다 — 기울기가 아니라 전류를 열 배 늘리는 데 필요한 게이트 전압입니다.

SS = ΔVG ÷ Δ(log₁₀ ID)  [단위 V/decade]

값이 작을수록 좋습니다. 전압을 조금만 올려도 전류가 확 늘어난다는 뜻이라, 스위치가 야무지게 켜지고 꺼집니다.

이론적인 하한이 있다 — 직접 계산해 본다

이 값은 아무리 좋은 소자라도 넘을 수 없는 하한이 있습니다. 전자가 에너지 장벽을 넘는 확률이 온도에 따라 지수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고, 그 결과 상온에서의 하한은 (kT/q) × ln10 으로 계산됩니다.

상수를 넣어 봅니다. 볼츠만 상수 k = 1.3806 × 10⁻²³ J/K, 절대온도 T = 300 K, 전자 전하량 q = 1.602 × 10⁻¹⁹ C 입니다.

kT/q = (1.3806 × 10⁻²³ × 300) ÷ 1.602 × 10⁻¹⁹ = 4.142 × 10⁻²¹ ÷ 1.602 × 10⁻¹⁹ ≈ 0.02585 V

여기에 자연로그와 상용로그를 잇는 계수 ln10 = 2.3026 을 곱하면

SS최소 = 0.02585 V × 2.3026 ≈ 0.0595 V/decade = 약 59.5 mV/decade

상온에서 어떤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도 약 60 mV/decade보다 가파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값은 재료나 설계와 무관하게 온도가 정합니다. 그래서 실제 소자의 SS를 볼 때는 "60에서 얼마나 멀어졌는가"를 봅니다 — 그 초과분이 곧 결함이 얼마나 많은가를 말합니다.

실제 값의 예로, Kamiya·Nomura·Hosono의 2010년 리뷰는 a-IGZO TFT의 S 값으로 약 100 meV/decade를 제시합니다. 이론 하한의 1.7배 정도까지 접근한 셈입니다.

문턱전압 이하 기울기의 정의와 상온 이론 하한 59.5 mV/decade — 결함이 늘면 곡선이 눕는다

세 번째 숫자 — 이동도

이동도(mobility, μ)는 전기장을 걸었을 때 전자가 얼마나 잘 끌려가는지를 나타내며, 단위는 cm²V⁻¹s⁻¹입니다. 01편에서 봤듯 이 값이 화면의 해상도·주사율을 제한합니다.

주의할 점은 이동도가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느 구간에서 어떻게 뽑느냐에 따라 이름과 값이 갈립니다.

  • 전계효과 이동도(μFE) — 선형 영역에서 곡선의 기울기(전달컨덕턴스)로부터 뽑습니다.
  • 포화 이동도(μsat) — 포화 영역에서 √ID 대 VG 직선의 기울기로부터 뽑습니다.

같은 소자인데 값이 다르게 나옵니다. 앞서 인용한 Kamiya 등의 2010년 리뷰만 봐도 a-IGZO TFT의 포화 이동도를 8.2~12.6 cm²V⁻¹s⁻¹로, 전계효과 이동도는 최대 18 cm²V⁻¹s⁻¹로 따로 적습니다.

게다가 TFT의 이동도는 게이트 전압에 따라 변합니다. 전자를 많이 모을수록 결함 웅덩이가 채워져 남은 전자가 더 자유롭게 다니기 때문입니다. Kimura 등이 2010년 Applied Physics Letters에 보고한 연구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데, 논문 스스로 "서로 다른 막에 서로 다른 이동도 모델이 적용되어 왔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전계효과법과 용량–전압법을 함께 써서 보편적인 이동도 모델을 얻었다고 보고합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열처리를 거친 a-IGZO TFT들의 특성이 같은 이동도 모델에 결함 밀도만 달리 넣어 재현된다고 적습니다.

정리하면 — 이동도 숫자를 볼 때는 어느 방법으로 어느 조건에서 뽑았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조건 없이 이동도만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약합니다.

전계효과 이동도와 포화 이동도를 뽑는 구간의 차이 — 같은 소자에서 다른 값이 나오는 이유

네 번째 숫자 — 온오프 전류비

온오프비(Ion/Ioff)는 켜졌을 때 전류를 꺼졌을 때 전류로 나눈 값입니다. 스위치가 얼마나 확실하게 닫히는지를 나타냅니다.

화면에서 이 값이 왜 중요한지는 화소의 동작을 생각하면 분명합니다. 화소는 한 번 충전된 전압을 다음 차례가 올 때까지 유지해야 하는데, 그동안 트랜지스터가 조금씩 새면 전압이 흘러내려 밝기가 변합니다. 꺼짐 전류가 작을수록 오래 버팁니다.

앞서 인용한 Kamiya 등의 2010년 리뷰는 a-IGZO TFT의 온오프비가 10⁹을 넘는다고 보고합니다. 켜진 전류가 꺼진 전류의 10억 배라는 뜻입니다.

이 숫자가 왜 그렇게 커야 하는지는 간단한 계산으로 보입니다. 화소 용량을 0.5 pF, 허용 가능한 전압 강하를 0.1 V, 유지해야 하는 시간을 60 Hz 한 프레임인 16.7 ms로 두면(모두 계산을 보이기 위한 예시값입니다), 허용되는 누설 전류는

I = C × ΔV ÷ t = 0.5 pF × 0.1 V ÷ 16.7 ms = 5 × 10⁻¹⁴ ÷ 1.67 × 10⁻² ≈ 3 × 10⁻¹² A = 약 3 pA

입니다. 켜짐 전류가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이라면 필요한 온오프비는 대략 10⁻⁶ ÷ 3 × 10⁻¹² ≈ 3 × 10⁵ 이상입니다. 여기서 주사율을 60 Hz가 아니라 1 Hz까지 낮추려 하면 유지 시간이 60배로 늘어나므로 요구되는 온오프비도 그만큼 커집니다 — 낮은 주사율로 전력을 아끼려는 시도가 왜 꺼짐 전류가 특히 작은 재료를 필요로 하는지가 여기서 나옵니다.

화소가 다음 차례까지 전압을 붙들려면 누설이 3pA 이하여야 한다

곡선이 눕는다는 것

네 숫자를 각각 봤지만, 실제로 곡선을 읽을 때는 모양의 변화가 더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곡선의 변화무엇을 뜻하는가
곡선 전체가 옆으로 평행 이동문턱전압만 바뀌었다 — 어딘가에 전하가 갇혔다
문턱 아래 구간이 눕는다(SS 증가)결함 자리가 새로 생겼다
켜진 쪽 기울기가 완만해진다이동도가 떨어졌거나 접촉 저항이 커졌다
꺼짐 전류가 들린다채널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다 — 빛이나 결함에 의한 누설

이 구분이 왜 중요한지는 3부에서 드러납니다. 같은 "특성이 나빠졌다"라도 원인이 전하 포획인지 결함 생성인지에 따라 회복되는지 아닌지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실제 보고를 하나 미리 인용하면, Cross와 De Souza가 2006년 Applied Physics Letters에 실은 ZnO TFT 안정성 연구는 두 가지를 나란히 관찰합니다 — 낮은 바이어스 스트레스에서는 문턱 아래 특성이 변하지 않고 곡선이 옆으로만 이동하는데, 더 높은 바이어스와 더 긴 시간에서는 문턱 아래 기울기가 열화된다는 것입니다. 논문은 앞쪽을 채널/절연막 계면 근처의 전하 포획으로, 뒤쪽을 ZnO 채널 안의 결함 상태 생성으로 봅니다. 곡선의 모양이 원인을 갈라 준 셈입니다.

전달특성 곡선의 네 가지 변화 패턴과 각각이 가리키는 원인

정리하면

  • 곡선 한 장에서 문턱전압·문턱 아래 기울기·이동도·온오프비 네 숫자가 나온다.
  • 문턱 아래 기울기에는 상온에서 약 59.5 mV/decade라는 계산 가능한 하한이 있다.
  • 이동도는 하나의 숫자가 아니다 — 뽑는 방법과 게이트 전압에 따라 달라진다.
  • 필요한 온오프비는 화소가 전압을 얼마나 오래 유지해야 하는가로부터 계산된다.
  • 곡선이 옆으로 밀리는지 누워 버리는지가 원인을 가른다.

다음 편에서는 이 곡선의 모양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다룹니다 — 트랜지스터의 전류식을 직접 세워 보고, 선형 영역과 포화 영역이 왜 갈리는지를 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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